문학평론가 황현산의 표현대로 “우리의 삶이 아무리 비천해도 그 고통까지 마비시키지는 못한다.” 고통이 아픈 것이 아니라 마비된 고통이 불러올 고통이 끔찍한 것이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아프기는커녕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한다. 썩지 않는 시체에 항생제를 붓는다. 인간이 인격체가 아니라 방부제인 사회. 절망할 기력조차 없다.
정희진, 한겨레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