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되었네 우리 마음은
2015.04.20
작은 조약돌이 되고 말았네
잔물결에도 휩쓸리는
험한 산중 바위들처럼
굳세게 살고 싶었는데
작은 종달새가 되고 말았네
하릴없이 조잘거리는
깊은 밤중 부엉이처럼
말없이 살고 싶었는데
연체되었네 우리 마음은
완전함은 결코 없다고 해도
부족함이 난 더 싫은데
내일 모레 글피 나흘 닷새
유예되었네 우리 꿈들은
유예되었네 우리 꿈들은
당신의 복잡한 미소는 자꾸만
깊고 어두운 곳으로 날 유혹해
매일 밤 나를 찾는 너에 대한 그리움
작은 한 장의 사진도 난 가질 수 없네
황량한 너의 늪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나는
빨간 튜브를 잡아도 구조받을 수 없네
매일 밤 나를 찾는 너에 대한 그리움
곱게 접은 종이학도 나는 전할 수 없네
광활한 너의 사막 위에 홀로 남겨진 나는
빨간 연기를 피워도 구조받을 수 없네
매일 밤 나를 찾는 너에 대한 그리움
짧은 한마디 말도 나는 건넬 수 없네
울창한 너의 숲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나는
빨간 모자를 써도 구조받을 수 없네
온기와 애정과 충실함과 그리움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