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실 멋내는 게 좋아
울분
2015.10.15

어쨌든 간에 그는 올리비아를 씨발년이라고 불렀고 그것 때문에 나는 그를 경멸했다. 올리비아 허턴은 어쩌다 마운트 홀요크에서 술에 절어 살았고 비참하게도 면도날로 자기 생을 마감하려 했지만, 그와 상관없이 멋진 아이였다. 그 애는 씨발년이 아니었다. 영웅이었다. (...)


나는 엘윈을 이해하지 못했다. 플러서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올리비아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무도, 어떤 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게 예쁘고 그렇게 똑똑하고 그렇게 세련된 여자애가 왜 열아홉의 나이에 죽고 싶어했을까? 왜 마운트 홀요크에서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을까? 왜 내 것을 빨아주고 싶어했을까? 그 애 표현을 빌리면, 왜 나에게 뭔가를 '주고' 싶어했을까? 아니야, 그 애가 한 일에는 그 이상의 것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잡히지가 않았다. 그 애 부모의 이혼으로 모든 것이 설명될 수는 없었다. 설명된다 한들 무엇이 달라질까? 그 애 생각을 하면 억울했고, 그럴수록 그 애를 더 원하게 되었다. 맞은 턱이 아플수록 그 애를 더 원하게 되었다. 그 애의 명예를 방어하려고 평생 처음으로 얼굴에 주먹을 맞았지만 그 애는 그것을 몰랐다. 그 애 때문에 닐 홀로 이사를 가지만 그것도 몰랐다. 그 애를 사랑하지만 그것도 몰랐다. 사실 이것은 나도 이제야 막 깨닫게 된 것이었다. 나는 십대 알코올 중독자 출신에다가 면도날로 자살하는 데 실패하여 정신병원에 간 경력이 있으며, 이혼한 부모를 둔 딸이고, 거기에 덤으로 이방인인 아이를 사랑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나를 처음으로 집에 들이지 않던 밤에 내가 잠자리를 함께하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을 바로 그런 여자아이를 사랑하게 되었다. 아니 그런 아이를 사랑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사랑하게 되었다.


필립 로스,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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