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2015.11.15
두 사람은 길 한복판에서 엇갈린다. 잃어버린 기억의 희미한 빛이 두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 비춘다. 그들의 가슴은 떨린다. 그리고 그들은 안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다.
그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그러나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의 빛은 너무 연약하고, 그들의 언어는 이제 14년 전만큼 맑지 않다. 두 사람은 그냥 말없이 엇갈려, 혼잡한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고 만다. 영원히.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습니까.
그렇다. 나는 그녀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꺼내 보았어야 했던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