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실 멋내는 게 좋아
밤임에도 불구하고
2016.05.03



어떤 봄




학교 등불 축제. 한 켠에선 천막을 치고 밤새 농성을 하던 학생들이 있었고 한 켠에선 쏟아지는 봄을 즐기는 학생들이 있었다. 왠지 모를 부채감과 슬픔과 지친 마음이 뒤엉켰던 밤. 하루가 너무 길어서 집에 돌아와 보니 누가 툭 치면 울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도서관에서 머리 싸매고 친구와 발표 준비하다 그냥 나와서 먹은 피맥. 막막하고 답답했는데 맛은 또 굉장히 좋아서 허허 웃었다.




늘 일백프로 소중한 남다은의 글. 




고요하고 또 따뜻했던 스벅. 하지만 안절부절 과제하기 바빴다.




2016년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다른 건 제쳐두고 일단 대상작인 김금희의 <너무 한낮의 연애>를 읽었다. 어느 밤의 느티나무처럼 인사를 하던 양희. 나는 필용이처럼 눈물이 나서 이를 꽉 물었다. 역시 너무 한낮이었기에. 

근데 작년 수상집이 말도 안되게 좋았어서 2016년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렇게 큰 기대는 언제나 독이란 걸 또 깨닫고 말았다. 작년엔 대상작 빼고 다 좋더니 이번엔 대상작 말고는 건질 것이 없었다. 슬프고 지겹다. 기대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일. 





꽃놀이.

우아하게 쉬고 있던 오리들. 행복한 사람들. 귀 아프게 몰아치던 바람. 




백일 전부터 매일 카운트하는 재미에 살았지




돌체라떼 좋아요




d day.

설렘과 들뜬 마음에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이 시간이 제일 행복했던 것 같아.






전주.

오래간만에 미세먼지 걱정 없이 햇빛 속에서 실컷 걸어 다녔다. 사람 많고 햇빛은 뜨겁고 공기는 맑았던 전주. 근데 이런 전주에 와서도 10분에 한 번씩 마음속 지옥문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했다. 영화를 잔뜩 보려고 갔는데 영화가 눈에 안 들어와서 책을 더 많이 봤다. 윤이형의 소설집을 가져간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메이데이. 대학로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많은 말들을 들었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결코 변하지 않을 것들과 쉽게 변하게 될 것들에 대해서. 




요 며칠 빡침이 차오를 때마다 봤던 움짤. 모든 것에서 초연해지고 싶다 아아아ㅏㅏㅏ 왜 태연하고 세련되게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건지 하루에도 오십 번씩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