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저 거리에 온통 꽃이 펴.
그녀가 말했다. 체리 블로섬. 시간이 흐르면 꽃이 피고 진다. 그리고 시간이 더 많이 흐르면 마른 가지에서 또다시 움이 튼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은 단지 그런 것뿐인지도 몰랐다. 시간의 흐름이 허락하는 선한 치유.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끝내 지워지지 않는 것들도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시간을 살아낼 것이다.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그녀는 유리 너머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저 나무에서는 하얀 꽃잎이 눈꽃처럼 떨어져. 언젠가 너도 볼 수 있기를.
백수린, 시차